내가 사랑한 요리 영화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는 일본영화 우동이다.

나는 요리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아니, 요리 영화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내가 먹는 것 보다도 누군가가 먹는 모습을 보는것이 더 즐겁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옆테이블의 손님이 음식을 먹는걸 훔쳐보는게 취미일 정도다.

사람들은 내가 먹고 싶어서 쳐다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냥 먹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번째 추천 영화는 바로 먹는 모습이 재미있는 '우동'이다.

 

이 영화는 몇 년 전에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이다.

당시 나는 기승전결 따윈 없는, 소리 내서 웃게 만들진 않지만 무조건 피식 하게 되는 이상한 일본식 유머를 가미한 일본영화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이런 잔잔한 영화들을 많이 보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중국에 있을때 미셴을 맛보기 전까지는 나의 페이보릿 누들은 바로 우동이 되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사누키 우동은 우리가 한국에서 접하는 우동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긴 하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두 남녀의 전혀 로맨틱하지 않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개그맨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뉴욕으로 간 남자주인공은 거기서 쫄딱 망하고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근데 개그맨이 되려면 뉴욕으로 가는게 맞는 건가? 아무튼, 엄청난 포부인듯 보였다.



그의 고향을 다름 아닌 우동의 고향 사누키인데 그곳에서 그는 작은 잡지사에서 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시작된 우동 원정기가 시작되었다.

 

사누키 구석구석의 모든 우동집을 돌아보고, 칼럼을 쓰게 된 잡지사 직원들 중 한명으로 취업한 주인공은 취재를 해 가면서 우동 면을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도 복잡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어떻게 하면 같은 밀가루로 칼국수면이나 소면보다 탱탱하고 쫄깃하게 만들어지는가 했더니 복잡한 숙성과 반죽의 반복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수많은 우동집에 다양한 우동을 맛보는 직원들 덕분에 사누키는 우동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게 되지만 그 결과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사누키 우동은 레시피가 정말 간단하다.

우동면에, 면 끓인 물, 총총총 썰은 파, 그리고 쇼유이다.

쇼유는 간장이지만, 추측으로는 그냥 간장이 아니라 쯔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주인공은 우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동맨을 만들어 낸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먹고 싶었던 두 가지가 있는데, 그건 바로 아스파라거스 튀김을 올린 우동과 초대형 오징어 튀김이었다.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로 배고플때 대리만족하기에는 최고인 영화다.

조금 병맛일순 있지만, 나름대로의 개그코드가 들어있는 것도 묘미 중 묘미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