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이야기 - 영화 <집으로>에 등장하는 닭이야기

 



일곱 살 된 서울 손자와 일흔의 할머니가 펼쳐내는 감동의 영화 <집으로>를 기억하시나요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 영화는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고향의 향수와 할머니의 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산골에 홀로 사는 외할머니 집에 맡겨진 서울 손자는 말 못하는 할머니를 괴롭히고 자신밖에 모르는 철부지입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손자를 애지중지 보살피기위해 갖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런 할머니의 마음도 모르고 투정만 부리는 일곱 살 소년의 모습은 우리의 어릴 적 그때 그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철이 들고 어른이 되고 나서야 그때의 철없던 모습을 반성하는 우리이 영화가 주는 진한 감동은 아마도 과거 고향에 대한 짙은 미련과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요?

 

영화는 깊은 산속을 달리는 초라한 시골 버스 안에서 시작합니다. 시골 장날, 장에 다녀오는 아낙들의 헤픈 수다가 차안에 널브러지고 급기야는 사오던 닭을 풀어 차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죠

시골 장날 풍경이면 늘 빠지지 않는 닭시골에서 닭은 가장 흔하면서도 또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때문에 영화 <집으로>속에서 닭은 시골 풍경의 상징이자 할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음식으로 표현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는 꼬마 손자를 위해 칠순의 외할머니는 빗속을 헤치고 닭을 구해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손자가 원하던 후라이드 치킨이 아닌 닭백숙을 만들어 상에 올립니다

오지의 시골마을에서 홀로 사는 할머니가 치킨을 알 리가 없었던 거죠

당연히 손자는 울고불고 투정을 부립니다

왜 치킨을 물에 빠트렸냐며 닭백숙을 거들떠보지도 않죠

그런 손자를 안타깝게 바라만 보는 할머니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 명장면입니다

게다가 물에 빠진 닭은 싫다던 손자가 한밤중에 몰래 일어나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백숙을 먹어 치우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웃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할머니가 아파서 누워 있게 되자 할머니를 위해 밥상을 차리는 꼬마 손자의 메뉴는 역시나 전날 먹다 남은 백숙이었죠.


 


이 영화 속에서 백숙은 할머니의 진심을 뒤늦게 깨달은 어린 손자의 사랑과 할머니의 정성이 가득 베인 음식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집으로>를 보고나면 외할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신 백숙을 맛보며 시골 고향의 푸근한 정을 느껴보고 싶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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