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에도 품종이 있다! -여러 가지 기준에 따른 쌀의 품종과 특징



우리가 매일 먹는 쌀- 하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동글동글하고 찰기 있는 쌀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의 쌀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쌀은 그 특성을 가름하는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 품종으로 나뉘어집니다.

여기서는, 생물학상의 기준, 외부형태상의 기준, 그리고 전분의 성질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쌀의 품종들을 소개하고, 그 맛과 특성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쌀은 어느 품종에 해당하는지그리고 칼로스 쌀 등의 수입쌀이나 찹쌀멥쌀그리고 건강에 좋다는 현미와 연미 등은 어떤 쌀인지 궁금하시다구요?

쌀의 품종에 관한 궁금증들을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생물유전학 기준에 따라 나눈 쌀의 품종

 

1) 자포니카 형 (Japonica type)

우리나라 사람들과 가장 친근한 쌀이지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는 쌀이 바로 이 자포니카 형 쌀입니다.

자포니카 형은 성숙 후 껍질 부분이 종실(배유 부분 -> '배유'씨앗 속에 있어식물이 싹틀 때에 배아의 양분이 되는 조직을 말한다)에 밀착하여 분리되지 않는 종을 말합니다.

벼의 키는 작달막하지만수확 후의 쌀알은 둥글고 굵으며 단단하지요.

이 쌀은 세포막이 매우 얇아서전분립이 얇은 세포막을 뚫고 세포의 외부로 방출되어 호화되기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녹말은 녹말분자가 밀착되어 있어물분자조차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의 치밀한 묶음으로 되어 있는데이것을 미셀(micelle, 아주 작은 입자)’이라 부릅니다물을 가하여 가열하면아 미셀이 바깥쪽에서부터 차례로 무너져가는데이 현상을 바로 호화라 하지요이렇게 미셀이 없어져 호화된 녹말은 맛이 좋고 체내 소화흡수율이 높아집니다.

전분립이 외부로 방출되어 호화된 자포니카 형 쌀은 요리를 하면쌀알이 촉촉하고 점성이 강하여맛이 좋습니다함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밥이 찰지게 된다는 아밀로오스 성분’ 또한 17~27% 가량으로 낮은 편이라밥을 지으면 찰지고 끈기가 있습니다.

2006우리나라가 미국과 한미 FTA 협약을 체결하면서처음으로 수입된 쌀칼로스쌀의 맛과 가격대를 두고서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요종종 이 미국산 칼로스쌀이 어떤 품종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사실 미국산 쌀의 대부분은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형이 아니라 인디카형 쌀입니다그렇지만 캘리포니아의 장미라는 뜻의 칼로스(calrose)는 국산쌀과 같은 자포니카 형 쌀이지요하지만 칼로스는 같은 자포니카 형 쌀인데도밥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공매에서 전량 유찰되는 등소비자들에게 냉대를 받았는데요.

이것은 칼로스는 우리나라 쌀에 비해 위에서 말한 아밀로오스 성분이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국산쌀의 아밀로오스 함량이 적으면 17.53%에서많아야 18.37%인데 반해칼로스 쌀은 19.63% 가량이 된다고 하는군요.

약 1~2% 가량의 미량의 아밀로오스라도 밥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2) 인디카형 (Indica type)


인도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며전세계 쌀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인디카형 쌀은자포니카 형과는 반대로 성숙 후 껍질 부분이 종실에서 잘 분리가 되는 종입니다그래서 그 성질 또한 일본형과는 정반대인데벼의 키는 매우 크고쌀알은 길고 부스러지기 쉽지요인디카형 쌀은 세포막이 두꺼워서전분립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점성 또한 약한 편입니다.

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쌀의 아밀로오스 함량의 1~2% 차이에 따른 맛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인디카형 쌀은우리가 먹는 쌀보다 아밀로오스가 무려 10% 이상이 더 많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아밀로오스 함량이 27~31%로 매우 높지요그래서 인디카형 쌀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된 밥이 지어졌다’ 하는 것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찰기가 없고 점성이 낮습니다이 때문에 인디카형 쌀은 외국에서도 오므라이스카레라이스 등 접시용 요리에 주로 쓰이고 있답니다.

 

예전에 통일벼라는 것이 있었지요.

아마도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절을 지내신 나이 지긋한 분이시라면 잘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과거 춘궁기가 있던 시절 개발해 안남미(安南米)’ 라 불렀던 이 통일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해방시켜 준 무척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통일벼는 71년 처음 개발된 이후 ha당 수확량이 4.94톤으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요이 벼는 일반벼보다 수확량이 40% 이상 많아 '기적의 벼'로 불릴 만큼 그 인기가 대단했습니다단군 이래 최대 숙원이었던 식량자급 달성이 통일벼를 통해 가능했지만 문제는 밥맛이었습니다찰기와 윤기가 떨어져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것이지요.

당시 이 쌀을 먹었던 사람들은 수저로 떠서 ’ 불면 쌀알이 날아갈 것 같다 했습니다아니 똑같이 우리나라에서 기른 쌀인데대체 통일벼는 왜 그리도 맛이 없었던 것일까요?

사실 통일벼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디카형 품종과 자포니카형 품종간의 원연 교잡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오랜 개발 끝에 완성된 이 통일벼 품종은 여러 특성면에서 열대-아열대지역에서 재배되는 인디카형과는 차이가 있었지만유전학적으로는 인디카형 쪽에 훨씬 더 가까운 품종이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통일벼는 다수확이었지만밥맛이 떨어져 결국 퇴출되고 말았지요역시나 인디카형 쌀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과는 어울릴 수 없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쌀인가 봅니다.

 

3) 자바니카형(Javanica type)

 

인도네시아의 자바섬 중심으로 협소하게 분포하고 있는 자바니카 형은일본형과 마찬가지로껍질 부분이 종실에 밀착하여 분리가 되지 않습니다그러나 벼의 키가 크다는 점이 일본형 쌀과의 차이점이지요하지만 대체로 그 성상이 일본형과 비슷하여 특별히 열대자포니카라 불리기도 한답니다.




2. 외부 형태, 크기 상의 분류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현미의 길이에 따라, 쌀의 품종을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현미의 길이가 7이상인 것을 초장립종(extra-long), 6.0~6.99인 것을 장립종(long), 5.0~5.99인 것을 중립종(medium), 그리고 5이하인 것을 단립종(short)이라 하지요.

한편, 쌀알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품종을 가르기도 하는데, 현미 1000알의 무게가 소립종은 1821g, 중립종은 2124g, 대립종은 2628g 정도입니다. 이중 중립종은 대개 자포니카형이 많고, 대립종은 동남아시아의 구릉지대나 이탈리아 근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소립종 쌀은 단립종과 비교해도 단립종의 반 이하의 중량을 가지는 아주 작고 가벼운 쌀인데, 이것은 미얀마, 인도, 스리랑카 등지에서 양질의 쌀로 매우 소중히 여겨지는 품종이라 합니다.

 

3. 쌀 전분의 성질에 따른 분류

 

-멥쌀과 찹쌀의 성질 대조표-

성질/ 구분

멥쌀

찹쌀

요오드반응

청남색

적갈색

amylopctin

80%

0%

amylose

20%

80%

비중

1.13

1.08

호화온도

65°c

70°c

단백질

6.8%

8.7%

지방 - 멥쌀보다 산가, 요오드가 높다. 저급지방산이 많다.

점도 - 2배이상

교질성

작다

크다

색도(육안)

반투명

유백색

구조

직선구조

사슬구조

 

 

쌀은 쌀 전분의 성질에 따라 멥쌀찹쌀로도 구분됩니다. 멥쌀은 반투명한 데 비해 찹쌀은 뽀얗게 불투명한 유백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멥쌀과 찹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쌀 전분의 구성비에 있습니다. 보통, 쌀 전분은 주로 아밀로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라는 두가지 다당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찹쌀은 거의 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된 반면, 멥쌀은 아밀로스 함량이 20% 정도이고, 그 나머지가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요오드 반응을 해보아도 그 색의 차이가 확연한데, 찹쌀에 요오드 처리를 하면, 찹쌀은 적갈색을 띠는 반면 멥쌀은 청남색으로 변합니다. 이는 아밀로스가 요오드분자와 결합하면 청남색을 띠기 때문이지요.

결국 멥쌀은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라는 두가지 성분을 고루 채운 정상적인 쌀인 데 비해, 찹쌀은 아밀로펙틴만이 함유된 기형적인 형태의 쌀인 셈입니다.

한편, 찹쌀과 멥쌀의 중간성질을 보이는 반투명의 쌀 품종으로 연미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밀로오스의 함량이 5~14% 정도로 찰과 메의 중간적이 성질을 가진 저아밀로오스쌀이랍니다.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은 만큼, 밥이 부드럽고 윤기와 찰기가 흘러 맛이 있습니다.

중국 원난성 남,서부지역에서는 옛날부터 연미를, ‘루안미라고 부르며 재배해 왔는데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양질미로 지금까지 알려져 온 쌀입니다.

 

쌀의 수확기와 저장성

 

1) 수확기

쌀은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많고 장기 연작이 가능한 작물입니다. 봄에 파종해서 가을에 수확을 거둡니다.

벼의 적당한 수확시기는 이삭 하나의 벼알이 90% 이상 익었을 때이며, 종자용은 알맞은 벼 베기 때보다 약간 빠르게 수확하는 것이 좋습니다.

벼 수확을 너무 일찍 하면 푸른 쌀 또는 쭉정이가 많고, 너무 늦으면 금간 쌀이 많아지며 우박 등 기상재해와 야생동물 피해 등으로 수량감소와 미질이 크게 떨어져 적정기에 쌀을 수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저장성 - 저온, 낮은 습도에서 저장

 

<저장온도에 따른 쌀의 수분함량>

저장온도

수분함량(%)

저장온도

수분함량(%)

40°c 이상

10%

15~20°c

14~15%

30~35°c

10~12%

5~10°c

15~16%

20~30°c

12~14%

0°c이하

18%

 

쌀은 저온저장하여 습도가 낮은 곳에 저장해두면 오래 두고 먹을 수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곡물을 대기온이 변화되는 대로 대기에 노출된 상태하에서 저장하는 방법을 상온저장이라 합니다. 이 방법은 가장 일반적이고 경제적이지만 고온 하에서는 곡물의 품질이 저하될 염려가 있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저온저장기술을 설계 운영하여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저온저장은 벼의 수분함량 15% 상태에서 실내온도 10~15도와 상대습도 70~80% 정도에서 저장하는 방법이다. 벼를 수확한 후에 저온하에서 호흡을 억제시켜 벼 또는 쌀이 지니고 있는 성분을 소모시키지 않고 품질을 그대로 유지시킵니다. 또 저온은 부패성 박테리아의 번식을 억제하고 곡물내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방지합니다.

 

벼의 구조

 

쌀은 벼꽃이 수정하여 암술의 씨방이 살쪄서 생긴 것이므로, 단순한 씨앗이 아니라 열매에 해당됩니다. 식물학상으로도 쌀은 영과(潁果 : 보리, 벼 따위 화본과에 딸린 식물의 영매)에 해당하여, 우리가 생각하듯 그 자체가 종자가 아니라, 1개의 종자를 간직하고 있는 과실과 같은 것이지요.

이러한 벼의 낟알은, 종자인 현미를 왕겨인 내영(palea)과 외영(lemma)이 싸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외영과 내영의 두꺼운 껍질은 현미를 보호하고 외부로부터의 곰팡이나 해충의 침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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