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있다.

 

아무 소득이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열심히 했지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수포로 돌아가 버렸을 때 흔히 '말짱 도루묵'이란 말을 쓴다그런데 말짱 도루묵이라 할 때의 이 도루묵은 메밀묵, 녹두묵, 청포묵, 도토리묵과 같은 묵이라고 떠올릴 수도 있지만 그러나 사실 이 도루묵은 그 묵과는 전혀 다른 생선의 한 종류다그런데 이 생선이 왜 도루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도루묵의 유래를 알아보자.

 

 

 

 

 

생선 도루묵은 원래 이라고 불리던 동해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이다.

 

조선시대 14대 왕이었던 선조 임금이 임진왜란으로 함경도로 피난을 갔을 때 한 어부가 이라는 이 물고기를 선조에게 드렸더니, 당시 전쟁 중이라 딱히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았던 선조는 이 생선을 아주 맛있게 먹은 뒤 그 맛을 칭찬하며 은어(銀魚)라는 이름을 하사했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다시 한양으로 돌아온 선조는 피난 시절에 먹었던 은어(銀魚)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먹어봤는데 그 맛이 예전 피난 시절에 먹던 맛과 달라 도로 즉 다시 ''이라 부르도록 해서 '도로 묵'이 되었다가 그 '도로묵'이 후대로 내려오면서 도루묵이 되었다고 한다.

 

임금님이 힘들고 배가 고팠던 피난 시절엔 은어였지만 궁궐로 돌아와서 다시 풍족해진 후에는 도루묵이 되어 버린 셈이다.

 

 

하지만 정작 조선시대의 역사에는 선조가 함경도로 피난 간 기록이 없다고 하니 '말짱 도루묵' 같은 얘기이기도 하다.

 

 

 

 

 

말짱 도루묵에 대한 또 다른 유래라고 주장하는 설로는, ‘말짱 도루묵도로무익(徒勞無益)’이란 표현에서 나왔다고 한다.

 

도로무익은 '헛되이 애만 쓰고 아무런 이로움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니 이 유래도 그럴싸하다.

 

또 두루묵에 관한 속담도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속담으로는 여름에 명태나 도루묵이 많이 잡히면 흉년이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명태나 도루묵은 바닷물이 차가운 한류에서 서식하므로, 한류가 흐르면 바다와 인접한 육지도 한류의 영향으로 저온이 지속되어 냉해에 의한 피해가 심해 흉년이 들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 해는 명태도 많이 잡힌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는 도루묵 떼가 회유해 온 뒤에는 명태가 꼭 뒤따라오는 바다 생태를 잘 파악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또 도루묵에 관한 말로는, 도루묵은 조금만 열을 가해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도루묵은 겨드랑이에 넣었다 빼도 먹을 수 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끝으로 도루묵과 비슷하게 쓰이는 말 중에, 도로아미타불과 말짱 황이라는 말도 있다.

 

도로아미타불의 뜻은 애쓴 일이 소용없게 되어,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간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이고, 말짱황의 뜻 또한 계획한 일이 뜻대로 안되고 수포로 돌아가거나, 낭패를 보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도루묵과 비슷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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