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이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모든 것이 새로운 봄이에요

가슴속 얼어붙은 칙칙한 것들 나쁜 기억들은 모두 깨끗이 비워내 버리고, 이 봄 선선한 봄바람을 타고 좋은 기운과 행운만이 모두에게로 날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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