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음식의 고장 전주에서도 대표적인 3대 음식은 전주 비빔밥, 전주 한정식과 함께 전주 콩나물국밥을 꼽는다.  그리고 그 콩나물국밥 중에서도 전주 본토 사람들이 단연 첫 손가락으로 꼽는 곳이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이다전주 콩나물국밥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삼백집'은 아무리 손님이 많이 몰려도 하루에 딱 300그릇만 판다고 해서 '삼백집'이라는 간판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삼백집'을 열고 오랜 세월을 이끌어갔던 욕쟁이 할머니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 사이에는 웃지 못할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이 있었는데, 도지사, 김종필 총리, 박정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이 콩나물국밥집에서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해 본다. 



박정희 대통령의 면전에서 욕먹인 이야기


 1970년대 무렵 '삼백집'의 욕쟁이 할머니가 박정희 대통령을 욕먹인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어느 날 박정희 대통령이 전주에 시찰을 와서 그날 밤 거나하게 술 한잔을 하였다고 한다그리고 다음날 아침 수행비서들이 대통령의 속을 풀어주려고 '삼백집'에다가 콩나물국밥 한 그릇을 배달해주길 부탁하였다. 하지만 평소 배달은 고사하고 원래 딱 300그릇만을 '한정판매'하는 삼백집의 욕쟁이 할머니가 말하길,  ", 이놈들아, 니놈들은 발도 없냐. 와서 처먹든지 말든지 해!" 평소 털털하고 소박하기로 소문난 박대통령은 그 이야기를 듣고 그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면서 "그럼 내가 가지 뭐."하고 그 꼬장꼬장한 삼백집 욕쟁이 할매를 직접 찾아 나섰다.

그러나 삼백집 욕쟁이 할매는 박정희 대통령이 한낱 국밥 한 그릇을 먹기 위해서 이런 누추한 가게를 찾아오셨을까 싶어, 평소대로 욕지거리를 퍼붓기 시작했다"어따, 이놈 봐라. 니놈은 어쩌믄 박정희를 그리도 닮았다냐. 누가 보면 영락없이 박정희인줄 알겄다, 이놈아. 그런 의미에서 이 계란 하나 더 처먹어라."

 그 서슬 퍼렇던 3공화국 시절에 그것도 현직 대통령앞에서 이런 기막힌 욕벼락을 퍼부어놓고도, 삼백집의 욕쟁이 할머니는 그 후로도 아무 탈없이 장사를 하였는데, 오히려 이 일이 있은 뒤 여러 행정관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가며 이 세상을 떠나시는 날까지 더 거칠고 더 구수한 욕을 계속하면서 장사를 이어가셨다니, 할머니는 정말 '국보급' 욕쟁이 할머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전주에서는 아직까지도 박정희 대통령과 욕쟁이 할머니에 얽힌 이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오는데, 항간에는 할머니가 박정희 대통령인 줄 알고도 대통령 보고 재미있으라고 그랬다는 설도 있으나, 실제로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그 놈은 박정희가 아니야"라고 말했다고 하니, 실제 모르고 했을거라는 것이 정설인것 같다.


"지가 국무총리면 다냐!" 김종필 총리와 욕쟁이 할머니 

 

욕쟁이 할머니의 욕바가지에 한번 놀라고, 콩나물국밥의 진하고 깊은 맛에 두 번 놀란다는 전주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은, 박정희 대통령 외에도 할머니에게 욕바가지를 먹으며 콩나물국밥을 먹은 유명한 정치인들은 또 있다당시 국무총리였던 김종필 총리가 콩나물국밥을 먹기 위해 삼백집을 찾았다. 주변 사람들이 넌지시 삼백집의 욕쟁이 할머니에게 또 실수를 하실까봐 저 분이 우리나라의 국무총리시라고 일러주자마자 할머니는 특유의 크고 호탕한 목소리로 또 이렇게 욕 한사발을 안겨주셨다.

"지가 국무총리면 다냐!" 아무리 대통령이며 국무총리까지 우리나라의 최고 권력자의 명함을 갖고 있더라도, 전주 삼백집 콩나물국밥을 먹기 위해서는  할머니의 구수한 욕벼락만큼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신임 도지사와 진흙바닥의 콩나물국밥집

 

 전주 콩나물국밥의 대표주자인 '삼백집' 할머니와 정치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일화는 박정희대통령과 김종필총리뿐 아니다. 5.16 직후 당시 군인 출신들이 힘이 쎄던 시절인데, 현역 준장 출신의 신임 전라북도 도지사가 음식 맛을 보러 삼백집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도지사는 욕쟁이 할머니의 평소 성품대로 일반손님들과 함께 긴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 옹색하게 국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콩나물국밥을 다 먹은 도지사에게 동행했던 수행원들이 음식 맛은 괜찮았냐고 뭄자 "맛은 있는데, 지저분하네!"라고 한 마디를 던졌다. 

 도지사의 이 말에 도청 관계자들은 즉각 삼백집의 욕쟁이 할머니를 찾아가서 시멘트 포대를 지원해줄 테니 더러운 바닥을 깨끗이 덮어버리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완강하게 거절하였다. 그래서 할머니를 직접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고 도청관계자들은 할머니의 아들에게 통사정을 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할머니가 가게를 며칠간 비우게 될 일이 있었는데, 이 틈에 아들과 공무원들은 시멘트로 가게 전체를 깨끗이 포장을 해 버렸다.  할머니도 분명 깔끔해진 가게를 보고나면 기뻐하실 거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며칠 후 돌아온 할머니는 이를 보고 좋아하기는커녕 크게 화를 내면서, "이 뭘 모르는 놈들아,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진흙바닥이 있어야 새우젓이나 음식국물이 바닥에 떨어져도 미끄럽지 않고, 또 진흙은 지가 알아서 냄새를 제거해주는데, 이렇게 시멘트로 몽땅 발라 버렸으니......이제부터 너희들이 매일 부엌으로 출근해서 물로 쓸고 닦고 하거라!"

 할머니가 도청 관계자들의 통사정에도 불구하고 진흙바닥을 고집했던 이유는 이렇듯 진흙바닥이 자연친화적인 정화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셨던 때문에, 진흙바닥을 가진 가게가 할머니의 기준에서는 훨씬 더 좋은 가게로 여겨졌던 것이다.

 어쩌면 전주의 한 작은 골목의 한 그릇 콩나물국밥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이처럼 사람과 환경을 먼저 생각했던 욕쟁이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 때문은 아니었을까?


욕쟁이 할머니의 추억이 서려있는 삼백집의 모주

 

삼백집의 욕쟁이 할머니는 안타깝게도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시지만, '이 썩을 놈아!'하고 부르는 할머니의 정겨운 욕을 함께 먹고 마셨던 숱한 단골들은 아직도 몇 십년을 이어오며 '삼백집'의 모주와 콩나물국밥을 잊지못하고 찾아오고 있다.

'삼백집'의 대표적인 음식은 모주와 콩나물국밥이다. 그중 모주는 막걸리에 생강, 대추, 감초, 인삼, , 계피가루 등 8가지의 한약재를 넣고 푹 끓인 전주 특유의 해장술인데, 욕쟁이 할머니의 욕과 함께 마시는 이 모주맛에 해장술을 마시러 갔다가 다시 취해서 나오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삼백집의 모주 맛도 맛이지만, 할머니의 욕맛이 좋아서 그렇게 엉덩이를 들지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한다.


집에서 전주 콩나물 국밥 만드는 법  

 

 배달이 안 되기 때문에 대통령도 직접 찾아가서 먹었다는 전주 '삼백집' 콩나물국밥은, 아무래도 직접 전주에 가서 먹는 것이 최고겠지만, 여건이 안 되어 그렇게까진 할 수 없을 때 집에서 손수 콩나물국밥을 해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콩나물국밥 준비 재료

콩나물, 새우젓, 쇠고기 장조, 식은, 깍두기 국물, 깨소금, 고춧가루, , , 마늘달걀그리고 김치 (삼백집에서는 몇 년 묵은 김치를 쓴다고 한다) 


▶ 전주 콩나물 국밥 만드는 법  

1. 콩나물을 삶을 때는 세심한 정성이 필요한데 삼백집에서는 뜨거운 물에 식용유를 한 방울만 떨어뜨린 뒤 콩나물을 넣는다. 

2. 그리고 콩나물을 4~5분 정도 삶는데,   4~5분 정도 삶을때 콩나물이 물러지지 않고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더 좋아진다.

3. 삶은 콩나물은 국물과 콩나물을 따로 보관한다

4. 1인용 뚝배기에 국물과 콩나물, 식은 밥을 넣고 다시 끓이다가 어느정도 끓을때 새우젓과 소고기 장조림을 적당량 넣는다.

5. 잘게 썬 김치 한 숟가락 정도와 깍두기 국물을 두 숟가락 정도 넣고 푹 끓인다.

6. 끓을때쯤 고춧가루, 깨소금, 후추,  파, 마늘을 넣고 국물이 약간 넘칠 때까지 더 끓여준다.

7. 상에 올리기 전 달걀을 넣는데 흰자는 익고 노른자는 반숙이 될 정도에서 먹는다.

 


+ Recent posts